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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 중독


    알코올중독이라 하면 흔히들 기차역 대합실에 소주병을 옆에 끼고 초췌한 모습으로 누워 잠들어 있는 사람을 연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이런 사람은 알코올 중독이 극히 심하여 사회적인 기능이 떨어진 극히 소수에 불과합니다. 환자들은 우리 주위에 얼마든지 있습니다. 다만 우리의 사고와 관행이 음주와 관련되어 너무나 관대하고 허용적인 부분이 많아서 환자나 가족 모두가 정확히 병에 인식을 못하고 있을 따름입니다. 1980년대 중반에 실시한 역학조사의 결과 우리나라 알코올중독의 평생유병률은 약 10%정도 됩니다. 남용을 포함한 알코올 사용장애 전체의 평생유병률은 약 20-25% 정도이고 최근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술로 인해 생기는 1년간 국가생산성의 손실은 약 10조원이나 된다고 합니다. 알코올중독의 진단에서 중요한 점은 술을 마신 기간이나 양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술에 대한 자기조절능력이 있느냐? 술과 관련된 심리사회적 기능의 장애가 있느냐? 술과 관련된 생리적인 변화가 있느냐?'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마시기를 중단한 후에 손이 떨리고 식은 땀이 나며 속이 메슥거리는 금단 증상이 있거나 한번 마시기를 시작하면 며칠씩 술을 마시게 되고 그 결과 가족이나 직장에 소홀해 진다면 그는 알코올중독 환자입니다.

    알코올 중독과 합병증
    알코올중독은 많은 합병증을 유발합니다. 간이 손상을 받는 것은 물론이고 다양한 내과적 합병증을 동반하여 치명적인 상태에 이르게 합니다. 아울러 신경정신과적 합병증도 경미한 우울증에서부터 금단섬망, 정신병적 증상, 간질 발작에 이르기까지 심각하게 초래합니다. 취하거나 흥분된 상태에서 사고를 일으켜 외상을 입기도 합니다. 의료적인 부분 뿐만 아니라 가족관계, 자녀양육, 직업적인 문제에도 심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그래서 알코올중독은 환자의 마음과 몸, 그리고 가족들과 그가 속한 사회에 모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보건 문제입니다.

    알코올 중독의 치료
    대개 알코올중독 상태가 되면 환자가 혼자 스스로 알아서 술을 끊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중독자는 치료적인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술과 관련된 폭력이나 가족내의 갈등이 심해지면 더 이상 관계가 악화되지 않게 하고 가족들의 휴식을 위해서라도 입원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환자의 치료에 있어, 일단 술과 격리하고 해독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술을 끊으면 심각한 금단증상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대개 알코올의 해독은 입원치료 상황에서 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환자가 술에 의해 내과적인 손상이 있을 수도 있으므로 환자의 신체 상태에 대한 철저한 검사와 진단이 필요합니다. 중독자는 대부분 영양결핍이 동반되므로 적절한 영양공급을 해주어야 하고 금단증상을 줄이기 위한 정신과적 약물의 투여도 병행됩니다. 대개 2-3주 정도면 알코올의 해독치료는 마무리가 됩니다.

    해독과 병행해서 술을 끊기 위한 다양한 치료프로그램이 제공되어야 합니다. 먼저 환자를 정신과적으로 면밀히 평가한 후 치료계획을 수립하고 개인면담, 교육, 집단치료, 인지행동치료, 환경치료, 심리극 등의 심리재활치료를 통해 환자 스스로 자신과 알코올중독에 대해 잘 인식하고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우도록 합니다. 이런 치료는 입원 상황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퇴원 후에도 재발방지를 위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최근에는 중추신경계에 작용하여 음주욕구를 감소시키는 항갈망제가 개발되어 임상에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알코올중독의 약물치료와 심리사회적 재활치료를 병행하면 치료의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가 있습니다. 환자의 치료에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이해와 치료를 위한 참여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가족들도 환자로 부터 고통받고 길들여져서 적절한 치료적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족교육이나 가족치료에 적극적으로 참여할수록 가족과 환자 모두가 도움을 받습니다. 알코올중독은 지속적이고도 포괄적인 치료를 통해서 극복될 수 있는 병입니다.

    -미국 정신의학회가 정한 알코올중독의 정신의학적 진단 기준-
    (다음의 사항을 최근 1년간 3개이상 만족하면 알코올중독(의존)이라 진단)
    내성 : 취하거나 만족할 만큼의 술기운이 오르는데 점점 더 많은 양의 술을 필요로 하거나, 전에 마시던 같은 양의 술로 전과 같은 술기운을 느낄 수가 없게 되는 상태
    금단 : 술 마시기가 중단되고 몸의 술기운이 떨어질 때 생기는 증상으로 주로 자율신경계 흥분증상 (속이 메스껍고 식은 땀이 나며 손이 떨리고 맥박이 빨라지는 등)임. 다시 술을 마시면 대개 이런 불쾌한 증상들이 사라짐. 심한 경우 정신병적 증상이나 의식혼탁, 간질발작을 보이기도 함
    원래 마시려던 양보다 술을 많이 마시게 되거나 원래 의도보다 장기간 마시는 경우
    지속적으로 술을 끊거나 조절하려는 바램이 있거나 노력해도 성공하지 못한다.
    술을 사거나 마시는데 혹은 술에서 깨는데 많은 시간을 허비한다.
    술로 인한 사회적, 직업적, 그리고 여가 활동의 장애가 있다.
    술로 인해 생기거나 악화되는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신체적, 심리적 문제가 있음을 알면서도 술을 계속 마신다.


    사례
    李씨는 술만 안마시면 얌전한 사람이다. 평소에는 말도 없고, 사람들을 만나면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수줍어 할 정도이다. 그런데 李씨는 술을 너무 좋아한다. 그냥 술을 즐기는 정도에서 지나쳐서, 가끔은 고주망태가 되어 문제를 일으킨다. 어제도 동네 상가집에서 술이 취해 동네사람에게 시비를 걸었다가 얻어 맞았다. 이런 식으로 술에 취해 싸움을 일으키고 다친적이 이 번이 처음이 아니다. 본인은 어제 일을 기억도 잘 하지 못한다.오늘도 아침부터 술타령이다. 식구들의 괴로움은 이루 말할수 없다. 동네사람들에게 창피한 것은 물론이고, 자식들 교육에도 지장이 많다. 중학교 다니는 큰아들은 집이 싫다며 가출도 했었다. 딸들은 아버지를 무서워하고 술을 마신 날에는 식구들이 모두 슬슬 피하고 숨는다. 보통 때에는 소심하고 욕 한마디도 못하는 사람인데, 술만 마시면 그 동안에 마음속에 쌓여왔던 모든 불만을 밤새도록 토해낸다. 식구들을 잠을 못자게 하는 것은 말할것도 없고 가끔은 소리를 지르고 때리고 살림을 부순다. 의처증세까지 있어 밤새 아내를 들들 볶는 때도 있다고 한다.